[남편이 함께하는 임신일기] 01. 5년 7개월
과는 다르지만 함께했던 대학교의 시간을 거치며 나와 와이프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만원의 8평 남짓의 국민임대에 입주하여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와이프는 경기도 광명 나는 경기도 오산에 살았지만 직장으로 인해 세종에 터를 잡고 1년 2년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았다. (세종에 살면 공무원이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던데 공무원 아닙니다.)
남들처럼 큰 집과 큰 차 하나 없이 우리는 20대의 끝자락에 결혼을 했고 작은 집에서 부족함에도 작은것이 있음에 감사하며 삶을 살았다.
연애때는 함께 있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각자 집에서 각자의 삶을 살았지만, 결혼을 통해 삶을 오롯이 함께 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부딪힘도 많았다. 각자의 집에서 각자의 삶을 살았던 그 시간을 서로가 서로에게 날것으로 보게 되니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연애때 한번도 다투지 않았던 우리는 결혼 후 1년 동안은 많이 싸우고 많이 울며 그리고 울어도 숨을곳 없는 8평 원룸 아파트에서 한 이불을 덮고 그렇게 각자의 삶의 모습을 우리의 삶의 모습으로 맞추어 나갔다.
결혼을 하고 몇년은 아이를 갖는것을 미루었다. 아이를 갖는것을 미룬것은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첫번째로 나는 29, 와이프는 26에 결혼을 했기에 우리에게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두번째로 아이를 가지기에는 수중에 보증금 1,000만원이 전부였고 장인어른이 와이프 연습하라고 구입해주신 50만원짜리 레조 LPG 중고자동차를 결혼 후에도 끌고 다녔기에 오르막 길을 오를때면 조마조마하며 운전을 하며 시동을 걸때는 잘 켜지겠지 걱정하며 지냈기에 차부터 당장 바꿀 수 있는 돈이 필요했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세종에서 일을 하고, 와이프는 세종에서 당장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그렇게 돈을 모아나갔다.
20대 때의 느리게 가던 시간은 30대가 되면서 조금은 더 빨라졌다. 오르막을 오를때면 조마조마 하던 50만원짜리 레조차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앞에서도 연기가 나고 뒤에서도 연기가 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저녁에 운전을 할때면 앞과 뒤에서 나는 연기로 우리 차 주변은 꽤나 밝았고,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움을 걱정한 다른 운전자님들은 길을 알아서 비켜주셨기에 잠시나마 운전하는것이 편했다. 다만 앞과 뒤에서 연기가 나는 차를 계속타고 다닐 수 없어서 2017년 9월에 타고다니던 레조를 보내주고 스파크를 구입하여 지금까지 만족하며 타고 있다. 우리는 차에 대한 애착이 있는편인데 당시 레조는 뿡이었고, 스파크는 스뿡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자동차가 고장이 안나길 애지중지하며 차를 운전하고 있다.
차를 바꾸고 나는 월급의 일부분을 모으고, 와이프는 자신이 번 돈의 일부는 학자금을 갚아가며 그렇게 우리의 하루하루는 지나갔다. 그렇게 결혼한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4년이 지나면서 우리는 LH에서 지원하는 행복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이전에 살았던 곳은 원룸형태의 공간이었지만, 지금 사는 곳은 무려 방이 2개나 있는 13평정도 되는 집이라 상당히 만족하며 살고 있다. 이 무렵 우리는 아이를 갖는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아이를 갖는것은 그 전에도 노력을 했지만 뜻하는대로 아이가 생기질 않았고, 우리는 내심 우리 삶에는 아이는 없겠구나 라며 반은 포기한 상태이기도 했다.
다만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리고 포기를 하기 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하고 그래도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면 그때는 미련없이 포기하자는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를 가지기 위한 나름의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5년 하고도 7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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